동편제는
섬진강을 중심으로 동쪽지역에 있는 지방, 남원, 운봉, 구례, 순창, 흥덕에서 불리에진 소리.소리의 특징은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그저 [목으로 우리는 소리]이다.
동편제 소리에서는 소리꾼의 풍부한 성량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기교가 적게 들어가는 대신 쭉쭉 뻗는 우렁찬 소리가 동편제 소리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동편제의 장단은 진행속도가 대체적으로 빨라서 잔가락이 적고 장식음 없이 노랫말을 촘촘히 채워나간다. 따라서 발림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동편제 소리에서는 발성이 매우 신중하며 매 구절마다 끝마침이 명확하여 마치 쇠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시원함이 느껴진다. 이처럼 동편제가 비기교적이고 건조한 연기로 일관된다는 것은 그만큼 예스럽고 소박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 예술 형태가 기교면에서 고졸(古拙)하다는 것은 그만큼 역사가 오래 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이 동편제는 판소리 예술이 발생하여 독립된 새로운 예술 형태로 형성되었된 당시의 수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정통적인 유파로 규정지어 무방하리라 생각한다.
서편제소리는
동편제보다 한세대 늦은 박유전을 시조로 하는데 보성, 나주, 목포등지를 중심으로 발달한 소리로 동편제소리의 상대적인 것이라 하겠다.
동편제가 선천적인 음량에 의존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서편제는 후천적인 노력이 그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라 하겠다. 말하자면 가공과 기교와 수식으로 만드는 유파라는 뜻이 되겠다. 따라서 선천적으로 풍부한 음량을 타고 나지 않았더라도 절묘한 기교로써 그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창법이다. 이처럼 소리에 기교를 부리자니까 자연히 템포가 늘어질 수밖에 없다.
동편제처럼 거뜬거뜬히 소리를 하다가는 "갈 데를 다 못 간다"는 결과를 빚어내게 마련이므로 기교를 부릴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요구할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렇게 소리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자연히 발림도 풍부하여지게 마련이어서 연기면에서도 발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명환의 서편제 소리에 대한 비유를 인용해 보면, 서편제 소리는 어부들이 쓰는 그물 중에서 그물코가 작은 그물로 잡았을 때에 굵은 고기 잔 고기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모든 고기를 다 잡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동편제가 거뜬거뜬 하다면 서편제는 차근차근한 인상을 주는 유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