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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궐음 간경

by 자연처럼 2025. 4. 23.

깜짝깜짝 놀라,  간 떨어질 것 같은 일이 많이 생기는데, 놀랐을 때 왜 하필 “간 떨어질 뻔했다” 할까요?
간이 어디로 떨어질까요.

간이 어디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고, 허구 많은 장부 중 “간이 떨어졌다” 했을까요?
밥통이나 콩팥이 떨어졌다느니 하지 않고 말입니다.

"肝藏魂"  그러는데, 간에 혼이 담겨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렇다면 많이 놀라서 혼이 떨어질 정도로, 정신이 나갈 정도로 놀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요. 
또, 야단맞고 나서 하는 소리로 '혼나다' 또는 '혼 줄이 났다' 이런 소리가 있는데
혼이 나갈 만큼 야단 맞았다는 소리가 되는 것이지요.

사전에서는 
혼(魂): 영혼을 의미한다. 유사한 의미의 순우리말로는 ''이 있다. '정신'(精神)과도 유사하다  ” 고 하는데, 결국 간 떨어질 뻔 했다는 말은 정신 나갈 정도로 놀랐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간장혈(肝藏血), 간장혼(肝藏魂)이라 하여
간(肝)은 피를 저장하며 혼(魂)을 간직하는데 밤이 되어 인체 내의 모든 피가 간(肝)으로 돌아가서 잘 저장되면 혼(魂)도 따라서 안정이 되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것인데
간(肝)에 문제가 생기면 혼(魂)이 안정되지 못하여 불면이 생기는데 이런 경우를 혼리불수(魂離不睡)라고 한다지요.

바람이 밤에는 자듯이 肝(風)도 안정 되어야 하는데,
이러지 못하면 잠자리에 들어서도 마음이 들떠서 몸은 자는 것 같은데 무언가에 놀란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을 자다가도 가위에 잘 눌리며 밤새도록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하는 것이지요.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 평소 화 잘 내고 성질이 급하고 눈이 충혈되며 입이 쓰고 갈증이 나는 경우에는 간(肝)을 치료해야 불면증이 사라지겠지요.
스트레스 받고 열받고 화날 때 잠이 오던가요?
이런 것이지요.

간이 부었느니, 배 밖으로 나왔느니 하는데, 간이 부어 배 밖으로 나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정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여 생각해 봅니다.
간(肝)은 목(木)에 해당하여, 봄에는 새싹이 밖으로 쑥쑥 나오는 것과 같이 올라가고 나가는 기운이 있다는 거지요.
그래서 배 밖으로 나온다?

달리 보면, 일을 새로 추진하거나 끌고 가는 힘이 간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지요.
하루 중 木에 해당하는 아침에 활력 있게 움직이는 것이 이런 때문입니다.
(아침부터 빌빌거리고 그런 사람은 간의 기운이 부족하지 않은가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간이 부었다니, 배 밖으로 나왔다느니 하는 얘기는
반대로 추진력이나 결단력이 너무 지쳐서 무모 할 때 쓰는 것이지요.
술을 먹으면 겁(怯,겁낼 겁)이 없어져 또는 담력이 커져 못하던 말도 잘하고 쓸데없는 짓도 하고 
평소 하지 않던 말과 행동을 하는데, 술로 인하여 간담의 기운이 커진 것이지요.

간은 분기(憤氣, 풀림의 기운)를 맡고 있으며(화가 덜 풀리면 "아직 분이 안 풀린다" 하고)
쓸개는 겁기(怯氣, 움추림의 기운)를 맡고 있는데(겁이 많다, 겁이 없다),
우리가 겁 없는 사람을 대담한 사람이라고 하거나 담력이 크다고 하는데 
여기서 얘기하는 담이 쓸개 담(膽)인 것입니다.

정확히 표현 하자면  '술 먹고 간뎅이가  커졌다느니 부었다느니' 하기보다는 담이 커졌다고 봐야겠지요.
우리말에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는 소리가 있는데 간과 쓸개는 실제 같이 붙어 있고 
또한 예로부터 우리는 간, 쓸개를 별로 구분하지 않고 쓰는 경향이 있었던 거지요.
그러니 간이 부었다는 소리는 간, 쓸개의 기운이 커졌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그래서 겁이 없어졌으니 무모한 짓을 할 수도 있겠지요.

술을 먹으면 간이 커지는데 계속 먹으면 어찌 되겠어요.
흔히들 부었다가 가라앉지 않으면 살이라는데, 마찬가지로 간이 해독작용을 하느라 커졌다가 작아지는데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 커지기만 하면 어찌 될까요.

충혈 되고 부어 있는 것을 염증이라 하니까
이렇게 간이 부어있는 상태(간뎅이가 부었다 할 때 간이 부은 것과는 같지 않지만)를 간염 즉 알코올성 간염이라 하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가 열까지 받으면 어찌 되겠어요. (술이 열이 많으니까)
계속 먹으면 그 화(火)기에 의해 쫄아 들겠지요.
그런 결과로 간이 굳어진 간경화,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겠지요.
쫄아 들었으니 간음을 보충해야 하고 그 원인인 되는 열이 있으니 열을 꺼주면 되겠지요.

암튼 간이 열받아 졸여졌으니 열도 꺼야 하지만 간혈허(肝血虛)라 보혈하는 사물탕이 필요하겠지요.
음이 많으면 자연 열도 내려갈 것이고요.
먹거리로 보자면 열을 내리려 하니 쓴 것을 먹으면 좋을 것이고, 또 간이 부었으니 새콤한 것을 먹으면 줄어들겠지요.

간의 味가 酸味니까 신 것을 먹으면 줄어들 것이라는 보는데
이는 회 먹을 때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회가 퍼지지 않고 오그라들어 오돌 거리며 맛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해삼에 초를 치면 더 오돌 거리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신 것을 먹으면 간이 부어 ' 배 밖으로 나오려던 것'이 쪼그라든다...? ㅎㅎ
그러니 요즘 먹는 봄나물처럼 쌉싸름한 것을 새콤하게 해서 먹으면 도움이 되겠지요.

간을 '장군지관(將軍之官)'이라 하는데
간(月+干)에 방패 자가 붙었듯이 외부의 적을 막아내는 장기라는 의미를 간의 글자에서 읽을 수 있지요.
이는 현대의학으로 해독작용을 한다는 소리와 같은데
외부로부터의 반응을 막아내는 간이 부었다는 얘기는 과부하가 걸려 힘들다는 표시이지요.

간이 알코올 같은 약물들을 해독하느라 힘들기도 하겠지만 7정 중 노(怒)에 영향을 받으니까,
화 날 일이 많거나 열받는 일이 많다든지, 젊은이들 말로 뚜껑이 열릴 일이 생기면
이를 막아 내는 장군지관인 간이 해독하고 소설해야 하는 데(간주소설 肝主疏泄)
너무 많으면 당해 내지 못하겠지요.

지쳐서 제 역할을 못해 간기울결(肝氣鬱結)이 되는 것이지요. 
스트레스와 피로를 해소하지 못하고 지쳐 만성피로가 생긴 것이라 하겠지요.
장군이 지쳐있으니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여 짜증을 내고, 화를 내고, 무기력하고, 피로하고
담즙분비가 원활치 못하니 소화도 안 되고 배에 가스도 차고 그러겠지요.
간기가 뭉쳐 있으니 이기제로 풀어 줘야겠지요.
진피, 후박, 지각, 목향, 사인, 대복피 등등.

마땅치 않으면 술도 좋은 이기제니까 (스트레스를 술로 푼다잖아요) 술로 푸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는데, 단 조건이 있지요, 즐거운 분위기 속에 과음하지 않는다는 것. 

옛날에 서커스단 애들한테 식초를 먹였다는 소리가 있었는데,
그래야 뼈가 노골 노골 하여 곡예를 잘한다고 했는데 과연 뼈가 부드러워졌을까요?
식초를 먹으면 오히려 뼈는 더 단단해진다지요. 
간주근(肝主筋)이고 산미(酸味)는 간으로 가니까, 
식초를 먹으면 간이 넉넉해져 근육이 부드러워지는데 뼈을 잡고 있는 근육이 유연해지니 관절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지겠지요. 
그래서 식초를 먹였다고 하면 말이 되려나요.

   나` 쥐~!!

쥐가 자주 난다, 근육통이 자주 생긴다, 이런 경우 먼저 간의 상태를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축구선수들이 후반전 막바지에 쥐가 난다고 들어 눕는데, 격렬한 경기를 통해 생긴 젖산 등의 피로물질이 미쳐 해독되지 않고 쌓여 근육이 뻣뻣해진 것이지요.
이 처럼 짧은 순간에 피로물질이 생긴 것은 아니더라도, 몸의 상태 즉 간의 상태가 좋지 못할 경우 근육에 피로물질이 쌓여 쥐가 자주 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간이 떨어질 만큼 놀라거나, 간이 배 밖으로 나오는 일 없이 사는 세상이 되면
간이 편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