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뭔지 아세요?
어릴적 옛날에 경복궁이고 창경원이고 다니다 보았던 건데요
저것들이 왜 올라가 있나나 궁금했는데...
마침 오늘 생각이 나서 찾아 보았어요.
별개 다 궁금한 것...
제가 생각해도 참 못 말 말려요.
잡상이라네요.
궁전(宮殿)·누문(樓門) 등의 지붕의 네 귀퉁이에 액을 막기 위해 줄줄이 놓아 장식하는 여러 가지 동물(動物) 모양의 기와를 만들었습니다.
동물들을 장식하는 이유는 액을 막기 위한 것으로, 그 형상은 주로 용(龍)·봉황(鳳凰)·사자·기린·천마(天馬)·해마(海馬)·물고기·해태·원숭이 등입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나온것으로 봐서는 모르겠지요
그래서 제대로 써진 것을 하나 찾아 왔어요.
숨은 한국건축의 미-지붕 위의 허수아비/잡상(雜像) 2007/0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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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잡상 건물의 지붕에서 가장 높은 곳을 용마루라 하고 용마루에서 비껴 내려온 마루를 내림마루 내림마루에서 추녀 쪽으로 뻗친 마루를 귀마루라 한다. 고구려 벽화를 보면 지붕 용마루 끝에 취두나 치미 형상이 보이고 백제 금동탑편의 지붕마루에 보이는 용머리 형상, 부소산 서복사지 출토 치미, 신라 금동불감의 지붕에 보이는 취두와 잡상, 안압지 임해전 터에서 출토된 치미, 황룡사지 출토 치미 등 여러 유물로 비추어 보아 고대로 부터 지붕에 취두 치미 잡상등이 설치되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취두는 독수리의 머리 형상이고 치미는 솔개의 꼬리형상이다. 지붕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하늘을 나는 새 중에 가장 강한 독수리나 솔개를 건물의 용마루에 놓음으로써 모든 재앙과 악귀를 막아 줄 것이라는 주술적(呪術的) 내지는 벽사적(僻邪的)인 뜻이 담겨있으며 왕권의 상징이기도 하다. 유럽의 왕가나 귀족가문의 문양에 독수리가 등장하는 것도 비록 문화권은 다르지만 같은 권위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그 일맥상통함은 우연의 일치일까?
궁궐 잡상 취두와 치미가 고대로부터 권위의 상징으로 설치되었다는 것은 확실하나 내림마루 또는 귀마루 하단부에 놓이는 사람이나 동물 형상만을 뜻하는 좁은 뜻에서의 잡상의 설치가 언제부터인지는 분명치 않다.
학계에서는 중국의 송 대에 나타난 잡상의 영향을 받아 조선시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임진왜란 이후에 성행했던 것으로 추정한다. 조선시대의 경국대전의 기록에 의하면 잡상장(雜像匠)은 와서(瓦署) 소속으로 4명을 두었으며 일반 기와 기술자인 와장(瓦匠)40명과 직종을 구분해 놓고 있다.
잡상은 모든 기와지붕에 설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궁궐건물과 궁궐과 관련이 있는 건물에 한정되었다. 잡상이 설치된 건물로는 정전, 왕의 침전, 궁성의 정문, 도성의 성문, 궁궐안의 누정, 왕릉 왕비릉 묘원의 정자각(丁字閣), 종묘 , 성균관, 동묘 등으로 한정되며 민가 사찰 서원 지방 향교에는 잡상을 설치하지 않았다.
삼국사기 옥사조(屋舍條)는 신라시대의 가옥건축에 대한 품계별 규제사항을 정하고 있는데 진골과 육두품이 아닌 오두품 이하 백성의 경우에는 불치수두(不置獸頭)라고 해서 지붕에 수두를 설치하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미루어 고대로부터 궁궐이나 지배계층에게만 지붕에 특별한 장식을 허용했음을 알 수있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는 같은 동양건축 문화권에 속하면서도 잡상설치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즉 중국건축에서는 사원과 민가에도 잡상을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건축에서는 치미는 있으나 잡상은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잡상은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등의 명칭을 붙여 부르고 있다.건축 장식으로 사용되는 문양에는 사신상(청룡 백호 주작 현무), 십이지신상, 십장생(해 달 물 돌 소나무 달 불로초 거북 학 사슴), 사군자, 연꽃, 당초무늬 등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문양과는 다른 삼장법사 손오공 등 서유기의 등장인물과 짐승상이 건물의 마루에 등장한다는 것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더욱이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했던 조선조에서 궁전이나 건물의 지붕위에 불교적 상징물이 쓰이게 된 이유도 미심쩍다. 무엇보다 우리 건축에 중국 소설에 등장하는 이름들이 왠지 생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람이 앞서고 짐승이 뒤따르는 잡상에 인간과 짐승이 자연스레 어울린 <서유기>에서 그 이름을 갖다 붙인 것도 멋스럽지 아니한가?
잡상의 맨 앞에는 대당사부가 놓인다.대당사부는 당나라 때 현장이라는 승려로 법명이 삼장법사다.
대당사부는 사람의 얼굴 형상으로 삿갓을 쓰고 있다. 창덕궁 인정문에 설치된 대당사부의 실측 크기는 키가 43센티 어깨 폭 27센티 전후 폭이 35센티미터이다. 손행자는 손오공의 다른 이름으로 돌 원숭이인데 삼장법사를 따라 천축으로 가는 길에 삼장법사를 호위한 길동무이다. 손행자는 원숭이의 얼굴에 삿갓을 쓰고 앞발을 버티고 있다.
다음으로는 저팔계다. 저팔계는 손오공과 같이 삼장법사를 따라갔던 멧돼지이다.저는 돼지이고 팔계는 부처님이 싫어하는 여덟 가지 음식이라고 한다. 얼굴은 돼지의 형상이며 삿갓은 쓰지 않았다. 그 밖에 잡상으로는 사화상(사오정의 다른 이름으로 보인다) 이귀박(이귀는 이구의 다른 음으로 보아 이구는 중생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욕구 즉 낙을 얻으려는 득구와 낙을 즐기려는 명구다.)
이구룡(두 개의 귀와 두 개의 입을 가진 괴물) 마화상(서유기의 필마온의 다른 이름) 삼살보살(두 손을 합장하고 무릎위에 팔꿈치를 받치고 허리를 꾸부려 앉은 모습이다.) 천산갑(뒤통수에 뿔이 있는 인도 중국 등지에 분포된 포유동물) 나토두(검붉은 곰의 형상으로 알려져 있다)
경복궁이나 창덕궁 등의 궁궐 건물에 사용된 잡상을 보면 그 모양은 비슷하나 수는 건물의 규모에 따라 다르다. 일치되는 것은 맨 앞자리의 대당사부와 손행자 저팔계이고 나머지는 제각각 다르다.
이들 잡상의 설치 목적이 벽사나 주술적의미가 있다는 것은 별개로 하고라도 까마귀나 비둘기 같은 조류의 배설물로부터 지붕을 보호하고 특히 쥐나 집 안팎에 서식하는 여러 동물들이 궁궐 건물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추수철에 논밭에 세워 놓은 허수아비처럼 이들 잡상을 설치해 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런 생각은 그냥 해본 것이 아니라 어느날 창덕궁에 갔을 때 잡상이 놓인 건물에는 비둘기가 앉지 않는데 잡상이 놓이지 않은 건물의 지붕 위에는 비둘기들이 떼로 내려앉아 용마루며 지붕에 배설물이 쌓인것을 목격하고 나서였다. 물론 잡상이 놓인 건물은 고도가 높고 잡상이 놓이지 않은 건물은 고도가 낮다는 점도 비둘기가 내려 앉을수 있는 곳인지 아닌지에 영향을 줄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는 요소일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잡상과 관련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었다.
말하자면 잡상은 하늘을 지키는 지붕위의 허수아비가 아닐까 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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