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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바로보기

천고마비

by 자연처럼 2009. 9. 10.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로 "하늘이 높고 말은 살찐다"고 어릴 때부터 수 없이 들어온 소리인데, 가을이 되면 하늘이 높아진다 하지만 사계절 다 같은 하늘이 어떻게 높아질까요, 왜 가을 하늘이 더 높다는 거지요? 애국가에도 나오는데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정확히 표현 하면 더 높게 보인다는 것이지 더 높아지지는 않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높게 보일까 생각하면서, 이런 가을의 현상을 오행을 근거로 한 오운육기(五運六氣)로 설명 할 수 있을 것 같아 글을 올립니다. 흔히 오윤육기 그러면 길흉화복을 점치는 미신 정도로 생각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지구 공전을 근거로 한 과학이라 할 수 있기에 글을 올립니다.

 

 

천고마비는 고사성어로 <북방민족은 여름에 말을 먹여 살찌우고 가을에 살찐 말을 타고 중국을 침략하여 공포에 떨게 하였으니 중국에서는 천고마비의 계절이 되면 오랑캐가 쳐들어온다고 조심하라는 뜻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때가 되었으니 반드시 오랑캐들도 지금쯤은 우리를 쳐들어 올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즉 국방에 더욱 마음을 쓰자 (匈奴到秋高馬肥 變必起矣 宜豫爲備)”>에서 나온 말로 현재 우리가 쓰는 가을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의미와 다르게 쓰였다네요.

 

아무튼 한 여름, 덥다 더워~, 올해처럼 비도 많이 오고 습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입추, 처서, 백로를 지나면서 가을 기운이 완연해지는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더우니, 비가 오니 어쩌고 해도  어김없이 때가 되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찾아오지요. 그런데 가을 하늘이 높아지고 더불어 말이 살이 찐다는데 왜 이때 살이 찌느냐는 것입니다. 가을에 살이 찌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니까 그렇다고 답변하면 그만이지만 그 이유가 있을 거라는 얘기지요.

 

가을을 황제내경에 나오는 運氣로 보면(일정하게 변하는 우리 자연의 규칙성을 오운과 육기로 표현) 오운으로는 금(金)이고 육기로는 양명(陽明)으로 대표되는 시기라는 것입니다. 오행의 금은 수(收/生長化收藏)이고 육기의 양명은 조(燥/風熱暑濕燥寒)의 기운이라 하지요.

 

1년 24절기를 대한(1/20)에서부터 4절기(약 60.875일)를 한기(氣)로 하여 6기로 나누는 육기를 여기서 자세히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니 생략하고요. 육기로 볼 때(主氣로 볼 때), 가을인 추분(9/23)~소설(11/23)은 양명(陽明)기운이 강한 제5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이 시기에 燥한 기운이 영향을 미치니까 가을이 되면 건조해지는 것이지요. 4기 태음 濕이 지배하는 시기(7/22~9/23)가 지나고 燥의 영향권에 들었으니 공기가 맑아진다는 것이지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인 4기를 태음(습)으로 표현하고, 대륙성고기압의 영향권인 제5기를 양명(조)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공기 중에 습으로 표현되는 수증기가 별로 없는 조한 기후가 되었으니 당근 하늘이 높아 보이겠지요. 뿌옇다고까지 할 수는 없으나 많던 수증기 적어지니 맑을 수밖에 없고 그러니까 더 높아 보이는 것이지요.

 

  가을하늘이 더 푸르고 맑은 이유를 다른 글에서 찾아보니 “프리즘을 사용해보면 알 수 있듯이 원래 햇빛은 여러 가지 색깔의 조합인 백색광이다. 태양이 쏘아내는 백색광은 지구를 둘러싼 대기층에 닿아 사방으로 되튄다. 이를 `빛의 산란`이라고 한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공기를 구성하는 산소 질소 수증기 먼지 등 작은 알갱이들과 부딪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빛에서도 자외선 쪽(파란색 쪽)의 빛이 적외선 쪽(붉은색 쪽)보다 더 산란이 잘되는 성질이 있다. 평소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것은 일부 산란된 푸른빛이 우리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가을 하늘이 유난히 푸르게 보이는 것은 왜 일까. 가을에는 대기가 건조해진다. 대기가 건조하다는 것은 결국 수증기나 작은 물방울들이 상대적으로 대기 중에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때 더 산란이 잘되는 파란색 쪽 빛의 산란이 더욱 심해진다. 그래서 가을 하늘이 여름 하늘보다 더 푸르게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설명 하더라고요. 맞는 말인 것 같지요.

 

말이 살찐다는 마비(馬肥)는 꼭 말만 살찐다는 의미는 아니고,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이 살찐다는 의미라 하겠지요. “여름철 더위 속에서 더위 먹고 지내다가 먹을 더위가 사라지니까 더위 대신 음식을 잘 먹게 되어 살찐다” 이렇게 얘기하면 어떨까요? 아무튼 날이 선선해지면서 입맛이 돌아오고 밥맛도 좋아져 잘 먹게 되는데, 왜 그러는가를 설명하면 살이 찌는 이유에 갈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운육기에서 육기는 ‘지구가 공전함에 따라 생기는 변화를 육기로 나누어 설명한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가을에 건조하고 하늘이 푸르고 높은 자연의 현상을 육기로 설명한 것 할 수 있겠지요. 가을철 양명기운(燥)이 지배하는 시기에는 우리 몸의 양명경락(족양명위경, 수양명대장경)이 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추측 할 수 있을 것이고요. 상한론에서 양명병의 증에 조시(燥屎)가 나오는데, 양명장부에 있는(대장에 있는) 내용물이 양명기운이 지나침에 따라 그 영향으로 조(燥)해져 조시가 된 것이지요.

 

우리가 사는 곳에 양명기운이 강한 시기가 찾아오니 우리 몸도 양명기운이 강하게 작용 하겠지요. 오장육부중 양명기운의 영향을 받는 장기를 족양명위경, 수양명대장경 이렇게 정의 하고 있으니 위와, 대장이 그 영향을 받아 활발하게 작용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胃의 기운 양명기운이 왕성하니 胃가 잘 움직여 당근 식욕이 나고 소화도 잘 되고, 그리고 수양명의 대장의 기운도 좋으니 쑥쑥 잘 내려가겠지요. 胃가 잘 움직이고 대변 편하게 잘 나온다, 즉 잘 먹고 잘 싸는 시스템이 왕성하게 돌아간다는 거지요. 실제로 지친 여름이 지나고 나면 식욕이 나고 많이 먹잖아요. 그럼 어쩌겠어요, 살이 찌는 것이지요.

 

또한 가을이 금(收)의 계절으로 걷어 들이려는 기운이 강하니 살이 찌는 것입니다.

 

가을을 다른 말로 "갈" 이라고도 하는데 "갈"이나 "가리"는 곡식을 거두어 차곡차곡 쌓아올려 더미를 만든다는 뜻을 나타내는 "가리다"에서부터 유래 된 것으로 가을은 농작물을 거두어들이는 때를 의미하는 가을철의 뜻도 함께 갖게 된 것이라 합니다.

 

가을에 살찌는 이유를 현대의학적으로 “가을에 살이 찌는 이유는 줄어든 일조량과 관계가 있습니다. 일조량이 줄면 멜라토닌 호르몬이 증가하고 세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은 줄어드는데 이것이 식욕을 늘리는 역할을 합니다. 또 뚝 떨어진 기온 역시 가을철 체중증가에 한 몫을 합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말초혈관은 수축하고 내부 장기 혈액은 늘어 소화가 원활해진다) 특히 위장부분의 혈액량이 늘어나게 되면 위장운동과 위산분비를 활발하게 해서 체중증가의 원인이 됩니다. 또 모든 동물은 겨울이 가까워 올수록 몸의 피하지방을 늘려 다가올 추위에 대비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인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또 햇곡식이나 햇과일을 통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게 되는 것도 가을철에 살이 찌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설명하고 있더라고요.

 

가을에 양명기운의 영향으로 위, 대장이 잘 움직인다는 내용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가을, 겨울을 收, 藏으로 표현한 것과 같은 설명이라 하겠습니다.

 

옛날에 자연의 이치를 파악하고, 이를 오운육기(목화토금수/운, 궐음,소음,소양,태음,양명,태양/기)의 이론으로 설명하였던 것입니다. 또한 이를 우리 몸에 대입하여 오장육부를 오운육기, 경락이론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려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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