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플 때 대개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골이야", "골치가 아프다" 하는데 골치란 '머릿골의 속된 말로 어떤 일에 고통스러울 만큼 몹시 신경을 쓰고 있는 상태의 머리'로 사전에 나와 있네요. 골(骨)이란 머리를 의미하고 치(齒)란 이빨을 의미 하므로 머리와 이빨이 아플 정도의 통증이라 한다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골치가 아프다", "골머리를 앓는다"란 말을 쓸 때 꼭 두통이 있을 때만 쓰는 것이 아니라 일이 꼬여 머릿속이 복잡할 때나 문제가 있을 때 쓰기도 하지요. 우리말이 같은 단어를 쓰는데 그 뜻이 다양한걸 보면 상당히 잘 만들어진 말이라 하겠지요.
골치 아픈 이야기 즉 두통을 얘기 해보자는 것이지요. 현대의학에서 나름대로 그 기전을 밝혔다고 하지만 원인불명인 경우도 많지요. 진통제로 해결하고 있는 실정으로 원인을 모르는 편두통 등 만성두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는데 의외로 한약으로 쉽게 풀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한방적으로 두통을 풀어 보고자 합니다.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 받고 열 받으면 양쪽 측면 머리가 아프잖아요. 쉽게 설명하자면 싸움 하고 나서 분이 안 풀려 씩씩거릴 때 머리 아픈 것을 연상하면 쉽겠지요. 少陽 경락이 막혀 머리가 아픈 소양두통이라 하겠지요. 족소양담경을 따라 열이 올라 핏대가 오르고 눈이 치켜 올라가고 뚜껑이 열릴 것 같은데 해결 못하면 당근 골이 지끈지끈 아플 수 밖에 없겠지요. 이것이 소양두통이고 담경으로 과부하가 걸렸다고 하겠지요. 한여름 너무 더우면 머리가 띵하면서 아픈데 상서(傷暑)라 하겠는데 暑가 소양지기(少陽之氣)인지라 소양경락을 타고 들어온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담경에 문제 생겼으니 시호제로 해결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나 약도 약이지만 화를 풀면 수그러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화로 표현 했지만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경우 역시 만성 소양두통으로 이어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병원에서 잘 해결 되지 않는 경우 한방약으로 좋은 효과를 보는 경우가 소양두통 입니다.
누구한테 뒤통수 맞은 것도 아닌데, 몸이 으스스 추우면서 뒷골이 아프면 태양두통이라 할 수 있는데 太陽경락 즉 방광경락이 뒤목(항배)으로 유주하니까 항배강이 생기고 머리 꼭대기도 아픈 경우로 태양병(상한/傷寒)에 그렇겠지요. 상한이라 항배강 이러면서 등짝이 썰렁하고 열이 나며 머리가 아프다, 이런 경우겠지요. 발한 해표 할 수 있는 약을 쓰면 풀어질 수 있고, 寒에 의해서 탈이 났으니까 따뜻하게 해주면 되겠지요. 달리 말해 감기로 머리 아픈 것으로 해열진통제로 대부분 해결 되는 것입니다. 상한론의 증에 따라 실증 허증 따져서 마황탕, 갈근탕, 계지탕 등등 쓸 수 있겠지요.
체한건지 소화가 되지 않으며 손발이 차고 이마(앞머리)가 아픈 경우(족양명 胃경 유주부위)가 있는데 陽明경락이 막힌 양명두통이라 하겠지요. 사돈이 논을 산 것도 아닌데 배가 아프고 머리도 아프다. 한마디로 '체해서 머리가 아프다' 이거지요. 족양명 위경이 유주하는 것을 보면 얼굴에서 턱을 지나 한 가닥은 이마 쪽으로 한 가닥은 눈 밑으로 흐르니까, 체했을 때 눈이 퀭하니 아픈 것 같고 머리도 아프고 그러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이 경우 체한 것이 풀어지면 머리도 아픈 것도 낫겠지요. 체한 것이 풀어 지지 않는 한 약국에서 진통제를 주더라도 머리 아프다고 하는 경우라 하겠지요. 이때는 뱃속이 풀어지라고 소화제를 주어야 합니다.
나도 모르게 괜히 화나 짜증을 많이 나고 대소변도 시원치 않은 것 같더니, '눈이 빠지게' 머리가 아프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간기울결(肝氣鬱結)이 되어 厥陰 경락이 막혀서 궐음 두통이 생긴 것이라 볼 수 있지요. 여자들 생리 중에 괜히 짜증나고 배가 아프고(생리통) 머리도 아프고 이런 경우도 여기에 속 하겠지요. 소양두통과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소양두통이 陽이라면 이는 陰에 해당 하니까 좀 다르다 하겠지요.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 같다는 경우는 소양 膽이라면 간이 콩알 만해졌다는 표현 할 경우는 궐음 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남이 알아주고 받들어 주었으면 좋겠는데 알아주지도 않고(명예욕이 충족 되지 않고), 누가 삐까번쩍한 것을 가지고 다니니 괜히 샘도 나고 등등 이런 궐음 기운이 많아져 올 수도 있겠지요. 이때는 역시 이기제를 써서 풀어야 하겠지요. 7정이 울결 되었을 때 쓴다는 분심기음도 괜찮겠지요.
다음은 少陰경락이 막혀서 오는 소음두통이 있는데 족소음신경, 수소음심경이니 심신(心身)/심신(心腎) 허해서 오는 것이라 볼 수 있겠지요. 연로하신 어르신네들 기운 없어 툭하면 머리 아프다는 만성적 두통이 이것 아닐까요. 물론 상한론에서 나오는 소음병으로 인한 소음두통도 생각 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 잘 드시게 하고 心腎을 補 하면 좋아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太陰경락이 막혀서 태음두통이 온다고 볼 수 있는데, 족태음 비경이니 고민하고 생각이 많고(思), 골치 아픈 일이 있을 때, 이런 경우라 하지 않을까요. 머릿속이 복잡하고 생각이 많으니 당근 머리가 아프겠지요. 속상한 일이 있거나 속을 끓일 때 속이 아프지만 머리도 아프겠지요, 이럴 때 두통도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요. 또 장마철 덥고 습할 때 상습(傷濕)으로 인한 두통을 생각 할 수 있는데, 여름에 더위 먹었는지 머리가 아프고 밥맛이 없고 몸이 무겁고 하는 그런 경우 곽향정기산을 쓰면 잘 풀어지는 이런 경우도 태음두통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두통이라 하지만 다 다르다 하겠지요. 기가 통하는 통로를 경락이라 하는데 이 경락에 과도하게 기가 흐를 때 즉 한정 된 통로에 너무 많은 것이 흐르려니까 막히는 것이지요. 달리 생각하면 기막힌 일이 생긴다고, 생각 감정이 평소 보다 많으면 그 해당하는 경락이 막힐 수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생각, 감정이 氣니까 해당 두통에 원인이 되는 감정이나 생각을 정리하면 막힌 것이 해결 되지 않을까요. 이뿐만 아니라 六淫(풍, 한, 서, 습, 조, 열)이 해당 경락에 과도하게 흐를 때도 막히겠지요. 막혔다고 생각되는 경락을 뚫어주거나 풀어주면 해결 되더라는 것이지요. 기가 막혀서 아프던 것이 소통되니 안 아프다 이런 거지요. 그러니 침을 맞거나 뜸을 떠서 해당 경락이 풀어지거나 또는 지압이나 맛시지에 의해서 풀어지면 진통제를 쓰지 않더라도 두통이 해결 될 수 있는 것이지요.
개념이 잘 안 들어오는 경락과 관련하여 두통을 분류하여 골치 아픈 이야기가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골치 아픈 일이 많이 생기는데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생각하기에 따라 골치 아픈 일이 잘 해결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대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여러 형태의 두통이 있지만 어쩌면 이런 것이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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