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수와 싸가지
씨앗을 심으면 싹이 터 나온다.
어떤 씨앗은 제 껍질을 머리에 이고 새 떡잎이 올라온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처음 나온 새싹은 연둣빛으로 파랗지만 새싹이 아예 나오지 않는 것도 있다.
움터 나오는 새싹의 여린 모가지가 싹아지, 즉 싸가지다. 싸가지가 없으면 기르나 마나다.
곡식도 싸가지가 있어야 하지만 사람도 싸가지가 있어야 한다. 어려서부터 싸가지가 없으면 커서도 알곡 없는 쭉정이가 된다.
논에 벼를 심으면 부지런히 김을 매야 한다. 김은 논밭에 난 잡초(雜草)이니, 김맨다는 말은 잡초를 뽑아 준다는 말이다.
논에 벼를 심으면 그 사이에 돌피가 섞여 자란다.
피는 벼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나중에 추수해도 먹을 것이 없다.
피는 한자로 제패(稊稗)이다. 논에서 김맨다는 것은 피를 뽑아 주는 것을 말한다.
열심히 김매면 어느덧 논에는 이삭이 팬다.
이삭은 한자로 수(穗) 또는 영(穎)이라고 쓴다. 수(秀)는 이삭이 패어 꽃이 피는 것을 말한다.
이삭이 패면 추수의 보람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수재(秀才)는 벼로 치면 이삭과 같은 빼어난 인재이다.
처음 싹터 나온 이삭이 싹수라고 하였다.
싹수가 노랗게 나오면 싸가지가 없는 것처럼, 길러 봐야 소용이 없다.
즉, 싹수가 노랗다는 말은 장래성이 없다는 뜻이다.
싸가지는 있어야지, 없으면 안 된다. 싹수는 파래야지, 노라면 안 된다.
팬 이삭은 햇볕을 받아 점차 알곡으로 영근다.
처음에는 파랗던 이삭은 점차 노랗게 익어 가고, 벼이삭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익을 대로 익어 고개를 푹 숙이면 추수(秋收)를 한다. 벼를 베어 알곡을 터는 것을 한자로는 탈곡(脫穀)이라 한다.
탈곡을 하고 난 볏단은 묶어 세운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는 그래도 미처 거두지 못한 이삭이 떨어져 있다.
떨어진 이삭은 낙수(落穗)이다. 낙수를 줍는 것을 이삭줍기라고 한다.
낙수는 아무것도 아닌 듯하지만 조금씩 줍다 보면 어느 새 상당한 양이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싹수와 싸가지 (살아있는 한자 교과서, 2011. 5. 23.,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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