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지나면서 지구가 달아오르며 열 받는 세상(少陽之氣가 충만한 세상, 小滿~大暑)이 되어 가는데 (요즘)
열이라는 게 꼭 기후에서만 받는 게 아니라, 여기 저기 열 받는 일이 생기면 당연 받게 되는데
이때 우리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각해 봅니다.
대체로 열 받는 일이 있을 때
“핏대를 올린다”는 말을 하고 실제 목주변이나 눈에 핏대가 서고 그러는데
화가 나면 왜 핏대가 서냐는 것이지요.
덩달아 눈 꼬리가 치켜 올라가고(도끼눈을 뜨고) 양손을 옆구리에 집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고 그러는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칠정(七情) 노(怒) 그러면 간을 지적하는데,
간 보다는 담(膽)이라 보는 게 옳을 것 같으나
간, 담이 표리지간이고 간이 體가 된다고 보면, 또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하는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간, 담을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간이라 하는 것 같습니다.
소양(少陽)지기가 많아지면 화(怒)가 난다는 거죠.
족소양담경으로 흐르는 기운이 소양지기로 담(膽)은 中正之腑로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하는 장기라 하겠지요.
그러니 ‘이래도 흥 저래도 흥 ’ 그러는 사람을 보고 “에이, 간 쓸개도 없는 놈” 혹은 “쓸개 빠진 놈” 그러는 게지요.
소양지기가 긍정적 측면에서는 시시비비를 잘 가리고 의협심을 발휘 하거나 하는데 비해
부정적 측면으로 가면 화내고, 짜증내고, 깡패와 같은 기질로 나타나는 것 입니다.
우리 몸에서 족소양담경의 유주를 보면
눈 꼬리에서 시작하여 측면머리 귀 뒷머리를 지나 목 측면을 지나
양쪽 겨드랑이 앞으로 해서 옆구리 측면 짤룩 들어간 곳(싸우기 전에 손이 먼저 올라가는 곳)을 거쳐
환도 뼈(고관절)를 지나 정갱이 측면으로 해서 발목 바깥으로
그리고 넷째 발가락으로 흐르지요.
자 그럼 화 낼 때 모습을 한번 보세요,
핏대가 서고 눈 꼬리가 치켜 올라가 도끼눈이 되고,
얼굴이 시뻘게지고 눈이 충혈 되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왕래한열)하고
옆구리에 손을 짚고 삿대질하고 그러지요.
담 경락 따라 힘이 들어가고 힘을 받치느라 옆구리를 짚고 그런 모습이지요.
그런데, 화가 나면 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할까요.
“사전: 붉으락-푸르락 <부사> 성이 나거나 하여 얼굴빛이 붉어졌다 푸르러졌다 하는 모양. 붉으락푸르락-하다 <자동사>”
화가 날 때 얼굴에 열이 올랐다가 내렸다가 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알 수 있지요.
火(불)가 나니 열이 나고 그래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알겠는데
푸르락은 왜 그럴까요?
추우면 퍼래 지는데, 시푸르딩딩하다 이런 표현도 있듯이,
또 여름철이라도 물속에 오래 수영하다 나오면 추워서 입술이 퍼레지지요.
붉으락푸르락 한다는 것은 열을 받아 벌겋게 되었다가/붉으락,
그 열이 내려가면서 퍼랬게/푸르락 (열이 있어서 벌겋다가 내려가면 일시적으로 퍼렇게 보인다 하겠지요)
그런 모습을 표현 한 것이지요.
푸른색은 肝의 색이고 붉은색은 心의 색이니까,
화가 나서 기운(화)이 심장으로 간으로 왔다 갔다 한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 화가 둘인데 소음군화와 소양상화라 하겠지요.
君火는 心의 화고 相火는 膽의 화이지요.
열 받으니 당연 심장도 열을 받고, 화가 나니 담열도 오를 것이고
이것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라 하겠지요.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열이 왔다 갔다 하는 왕래한열(往來寒熱), 또는 한열왕래 이렇게 말 할 수 있겠는데
이는 ‘口苦, 因乾, 目眩, 往來寒熱’ /소시호탕증
즉 족소양담경에 병이 있는 소양병에서 나오는 증상중 하나입니다.
요즘 젊은이들 열 받고 화날 때 “뚜껑 열린다”는 말을 하는데
어디에 뚜껑이 있기에 뚜껑 열릴 일이 많은 걸까요.
주전자에 물을 넣고 끓이면 뚜껑이 열리려고 들썩 거리지요.
그나마 뚜껑에 구멍을 뚫어 놓아서 그 정도 인거지요.
열 받아 물이 끓으면 그 증기의 힘으로 들먹거리는데 우리도 이 처럼 열 받으면 뚜껑이 열릴 것 같으니까
스트레스 받고 열 받을 때 비속어로 뚜껑 열린다는 소리를 하는 것이겠지요.
아예 뚜껑 열려 터져버리면
즉 화가 터지면(울화통이 터지면) 괜찮은데 참아서 터지지 못 하면 그 열불이 어디로 갈까요.
뚜껑 밑에 모이고 더 많으면 위에서 부터 차 내려 오겠지요.
그래서 가슴까지 차면 가슴이 답답하고 터질 것 같이 되겠지요.
가슴에 화가 쌓이고 쌓여 그렇게 되겠지만요. 요즘 의료계에서도 인정하는 “화병” 아닐까요.
간기가 울결 되면서 열이 상초에 쌓여 밑으로 내려오지 못하니까,
배와 손발은 차고 얼굴 등 상체에 열이 있는 상열하냉(上熱下冷)이 되는 것이지요.
증을 찾아 소시호탕, 소요산, 시강계 분심기음 등등 화해제로 풀어 주면 좋겠지요.
화가 나거나 열 받거나(스트레스 받거나)해서 치솟는 열기가 뚜껑에 부딪치고 있을 때 어찌 될까요?
이를 기상충이라 하겠는 데 자꾸 들이받으니까
뚜껑에 있는 머리털이 견디지 못하고 빠진다고 할 수 있지요.
원형탈모증으로 동전 만하게 빠지거나,
열이 받아 두피가 건조해져 비듬도 많아지고,
메마르면 풀에 말라 죽듯이, 전체적으로 알게 모르게 머리카락이 빠질 수도 있겠지요.
문제는 이 열불을 어떻게 끄느냐 하는 것이지요.
도통군자 축에 들면 마음에서 삭혀 낸다 하겠으나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이때의 열불은 화나고 스트레스 받아 생긴 것으로 소음 군화와는 다른 소양 상화(相火)인지라
물(水)을 부어(滋陰하여, 水克火) 끄기 보다는
다른 방법이 더 나을 것 같은데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불을 끌 때 주로 물로 끄지만, 모래를 덮어 끄는 수도 있고, 바람을 불어 끄기도 하고(촛불) 그러잖아요.
이 열불 나서 올라오는 것을 기름에 불이 붙었을 때 모래로 끄듯이 모래처럼 무거운 것으로 눌러서 끄면 어떨까요?
물속에서 나온 것으로 수(水)의 기운도 있고 모래처럼 생겨 무거운 것으로
안신제로 쓰는 용골, 모려가 있잖아요.
용골(龍骨) '용뼈'라고(거대포유동물 화석), 모려(牡蠣) 굴 껍데기 편하게 얘기해서
이들 모두 일종의 '돌가루'라 할 수 있겠지요.
이 무거운 것으로 열불 나서 기가 올라오는 것을 눌러 끄는 것이지요.
주전자에 뚜껑 처럼 열어 줄 수 없으니 눌러서 해결하는 수가 있겠지요.
그런데 물에 녹지도 않는 돌가루 같은 것을 끓여 먹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효과가 있으니 방제로 전해 내려오겠지요.
용골, 모려의 氣味중 氣만 먹는 것이라 이해하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기가 쳐 올라오는 것을 기로 누른다 이거지요.
그런데 기가 머리로 치받치는데
머리 가운데 쪽(방광경)으로 따라 오를 수도 있고 담경을 타고 오를 수도 있을 텐데
(머리는 거의 방광경과 담경이 차지하고 있고)
어찌 해야 하오리까.
"계지가용골모려탕"과 “시호가용골모려탕”을 쓰는데,
측면 머리 쪽(담경)으로 올라오면 시호가용골모려탕을 쓰고
머리 뒤통수로 해서 가운데(방광경)로 올라오면 계지가용골모려탕을 쓰면 되지 않을까요.
달리 얘기하여 머리 꼭대기에 원형탈모기 생기면 '계모' 즉 소갈(속알)머리가 없으면 계모
머리 측면에 원형탈모가 생기면 '시모' 즉 주변머리가 없으면 ‘시모’ 라 하겠지요.
열 받는 일이 많이 일어나는 사회에 열 오르는 계절에 되었는데
열 받지 않고 또는 열 받은 것을 내려 주면서 살면 될 것 같은데 화해제니, 안신제니 하는
이런 약 말고 다른 해결법은 없는 걸까요?
상고시대로 부터 전해진 우리의 정통 수련법 등에서 그러듯이 화강수승(火降水昇)을 할 수 있으면 이것이 해결 된다 하겠지요.
실제 수련을 통하여 건강을 되찾은 경우는 일일이 열거 하지 않아도 주위에서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열(火) 역시 기의 일종이니까
이 열기가 내려올 수 있는 길이 막히면(기가 막혀서) 정체 되겠지요.
그러니 이 기막힌 것을 푸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는 것입니다.
기막힌 것을 푸는 것이 침, 뜸 이지만
기가 막히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 하겠지요.
기막힌 일이 생겨도 기막히지 않도록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그 방편으로 마음공부, 수행, 종교의 믿음 등이 있고.
기체조, 요가, 스트레칭, 행공, 태극권 등등으로 긴장 된 몸을 이완 시키면 기의 순환이 원활해지는 데,
이때 기 막힌 것이 풀어진 것이라 하겠지요.
근육과 근육사이를 흐르는 경락의 소통이 원활하게 되어 기의 흐름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심기혈정(心氣血精)이라 하는데
마음이 편해지면 기의 흐름이 좋아지고 자연 피의 흐름도 좋아지는 것입니다.
또 경락을 통하여 오장육부로 가는 기운이 원활해지니 당연히 장부(臟腑)가 좋아지겠지요.
오장육부의 균형 잡히니 건강해 질수 밖에요.
상열하냉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최근 유행한 반신욕, 족탕 등이 그 한 방법이고
간단한 운동으로는 장운동, 발끝 부딪히기 운동이 있고
즐거운 마음으로 걷는 것 등이 있다 봅니다.
여기서 어떤 목적을 두고(의사가 하랬으니까, 살을 빼야 하니까, 상열하냉을 해결해야 하니까 등등)
의무감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는 운동이 아니고 노동이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움직일 때 운동이 되는 것이지요.
약국에서 하는 일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 운동이 되는 것 아닐까요?
바쁘다 바빠~ 그러며 일시에 몰리는 처방전 때문에, 짜증나게 하는 환자들로 열 받을 것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소화하면 좁은 약국에서의 움직임도 운동이 될 것입니다.
열 받는 일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하면서 살면
병도 없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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