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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쓴글

7. 기미 이야기

by 자연처럼 2010. 2. 8.

기미, 죽은깨 할 때 기미가 아니고요.

기미(氣味)론의 기미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동양의학에서 모든 물질이 기미(氣味)가 있다고 보는 것이 기미론이라 할 수 있고.

약의 성질과 효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게 보면 사기오미(四氣五味)라 하겠지만 

크게 보아 기운과 물질을 의미하는 음양론을 논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한방을 공부 하면서 氣味는 빼 놓을 수 없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닐 것 같으나

대체의학의 하나인 서양에서 발달한 동종요법을 통하여 한 말씀 올립니다.

 

 

우선 동종요법을 알아보면,

병을 다스리는 방법에는 ‘그 병과 비슷한 것’을 쓰는 동종(同種)의 치료법과

‘그 병과 반대되는 것’을 쓰는 역종(逆種)의 치료법이 있는데,

과음 후에 주독(酒毒)을 풀려고 해장술을 마시는 것도 일종의 동종요법으로

인도에서도 역시 과음 후에 전 날 마신 술 한 방울을 물에 희석해서 마시게 한다고 합니다.

 

소주를 과음했다면 소주 한 방울을, 위스키를 과음했다면 위스키 한 방울을

그 다음날 아침 생수 한 컵 정도에 떨어뜨린 후 잘 섞어서 마시면 숙취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현대 의학적으로는 부인 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해장술의  의미와 같다고 할 수 있겠지요.

 

동종요법은 1810년에 독일 의사 사무엘 하네만(Samuel Hahnemann)이 발표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어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그 질병의 증상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약제를 사용하여야 한다”고 하고,

동종요법은 영어로 homeopathy라고 하는데

어원은 그리이스말인 homoios(like: 비슷한)와 pathos(suffering: 괴로움)에서 나온 말로

환자의 괴로움과 ‘비슷한 괴로움’, 동종(同種)의 괴로움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치유가 일어나는 현상을 “비슷한 것은 비슷한 것을 다스린다(like cures like)"

이른바 ‘유사(類似)의 법칙’(the law of similars)이라 합니다.

 

동종요법에서 쓰는 약은

할미꽃, 석송, 측백나무, 옻나무 같은 식물 오징어, 꿀벌, 거미, 뱀 같은 동물

그리고 금, 은, 동, 철, 소금, 모래, 비소 같은 광물처럼 대부분 자연에서 그 원료를 얻는다 하고

동종요법을 통해 치료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나 이 치료법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효과를 확신하고 있는데,

그걸 어떻게 설명 하느냐가 문제라면 문제인 것이지요.

 

 

동약의학에서 비슷한 것으로 비슷한 것을 치료하는 데(생긴 모습에 따라) 

삼능, 봉출 같이 딱딱한 것으로 딱딱하게 뭉친 옹종을 풀어내는 것이나

딱딱한 지실로 딱딱한 변을 풀어내는 등도 이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탱자의 덜 익은 과일을 따서 말린 것이 지실이고

충분히 익은 탱자를 말린 것의 겉껍질을 지각이라 하는 것인데

주성분 함량의 차이는 있지만. 성분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압니다.

서양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지실과 지각을  구분하여 쓰는 것을 이해 하지 못하겠지요..

 

양명 기운(燥)이 많은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이 가시가 많으며, 가시가 많은 식물은 양명기운이 많다고 유추 하는 것이지요.

탱자나무 역시 가시가 많은 나무라 양명경으로 귀경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지각, 지실의 귀경이 양명(위, 대장)이 되는 것이지요

실제에 있어 지각, 지실을 이기제로 쓰고 있는데

지실은 생긴대로 작고 딱딱하기 때문에 지각 보다 더 딱딱하게 뭉친 것을 푸는데 쓰이고 있지요.

배농산급탕에 지실이 들어가는 이유도 이런 것이지요.

 

 

동종요법 약은 원액을 수백 번을 희석하고 진탕하는 특수한 과정을 거쳐 만들고

때에 따라서는 결핵환자의 고름, 암 환자에서 얻은 암 조직 같은 것을 약으로 만들어 쓰기도 합니다.

자연계의 모든 물질에는 독특한 생명력(life force, dynamis)이 숨어있는데

그러한 생명력만 순수하게 추출해내는 과정을 동종요법에서는 역동화(dynamization 혹 potentization)라고 부릅니다.

 

독성을 약화시키기 위해서 희석을 시키는 데

수십 번, 수백 번, 수천 번 등 희석을 많이 할 수록 역설적으로 그 물질의 치유력은 더 강력해 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약은 그 약리작용이 현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지만 독성이나 부작용은 없다고 합니다.

 

어떤 물질을 (독성물질까지도) 취하여 수백~ 수백만 배 혹 수억 배로 희석하여 투여 하였더니

현대 과학적 관점에서 입증 되지 않았으나 효과가 있다 이런 것인데,

1/100만 이상으로 희석했다면 ppm 혹은 bpm 단위로 들어 있으니 물질은 거의(전혀) 없다고 볼 수 있지요.

맹물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맹물이 어떻게 효과를 나타낼까요?

 

味의 해당하는 물질은 수천만 배, 수억 배로 희석되면 없다고 보는 거지요.

그러니까 氣의 개념이 없는 물질로만 규명하는 현대과학으로는 풀어지지 않지만

동양의 기미의 관점에서 보면 味인 물질은 없으나 氣는 남았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氣가 효과를 나타낸다' 이런 말이 되는 것 아닌가요.

 

그 물질이 가지고 있는 파동(光,音,波가 氣라)이 물에 공명을 일으키며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요.

기는 파동(波)이기 때문에 원액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파동이 희석 되는 액으로 전해져 남아 있고

수백만 배 혹 그 이상 희석 되어 味는 없어졌어도 氣는 남아 있어서 효과를 나타낸다 이것이지요.

 

유황 등 미량의 미네랄이 들어 있는 각 온천이 나름대로 고유의 치유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는데,

미네랄의 종류와 함량만으로 설명 되지 않는 것이

온천물이 나오는 땅속 주변 환경에 따라 고유의 기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물질인 味만으로 해석이 안되는 것이고

그래서 온천물과 같은 정도로 미네랄을 함유시킨 물을 만들더라도 온천물 효과는 나오지 않습니다.

 

 

모든 물질에 기미가 있다고 보는 동양의학의 사고로는 쉽게 이해 할 수 있습니다.

물질이 가지고 있는 성질과 효능을 기미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각 물질이 가지는 보이지 않는 氣를 활용하여 약으로 이용하는 것이 동양의학이라 할 수 있으며

그 氣가 경락을 타고 흐르고 해당 장부에 가서 약효를 나타낸다고 보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기가 보이지 않는 경락을 타고 전달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경락체계 및 침, 뜸이 발달한 것입니다.  

그래서 기를 이해하고, 물질이 가지고 있는 氣味를 아는 것은 동양의학의 기본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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