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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웨이브 패치

눈꼴 사납다(족소양 담경)

by 자연처럼 2010. 3. 13.

우리말에 "눈꼴이 시다"라는 소리가 있는데 아니꼽다는 의미겠지요.
눈을 얕잡아 부르면 ‘눈꼴’이 되고 이 ‘눈꼴’이 시거나 사납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사전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겠지요.

그런데, 왜 하필 시다고 했을까? 짜다, 쓰다도 아니고 시다... 그리고 사납다
갑자기 의문이 생기니 쓸데 없지만 생각해 보는 수밖에....

" 눈꼴이 시다는 말에서 눈은 木이고 酸맛에 오그라드니 눈이 좌우로 쪼그라드는 것을 형상화한 것 이겠죠" 언짢은 것을 보니 보고 싶지 않아 쪼그라들고... 그래서 '눈살 찌푸리게 한다'도 비슷한 의미가 되겠지요.

암튼 눈꼴을 먼저 사전에서 찾아보았어요.

눈-꼴
<명사> ① 눈의 생김새. 또는 눈과 같은 모양.
② 무엇을 부정하는 뜻으로 볼 때의 눈.
③ (경남) →눈초리.
눈꼴사납다 ① 보는 눈의 기운이 사납다. ② 보기에 몹시 거슬리거나 아니꼽다
눈꼴이 시다 하는 짓이 거슬리어 보기에 아니꼽다.
눈꼴이 틀리다 불쾌감이 날 정도로 보기가 싫어지다.

시다
<형용사> ① 맛이 먹는 초의 맛과 같다. ¶ 김치가 ~. 신 포도.
② 뼈마디나 이가 거북하게 저리다. ¶ 팔목이 ~. 어금니가 ~.
③ 하는 짓이 눈에 벗어나 못마땅하다. <참고> 눈꼴이 시다.
④ 센 빛을 받아 눈이 부시어 슴벅슴벅 찔리는 듯하다. ¶ 하늘을 쳐다볼 수 없을 만큼 기운이 없고 눈이 시었다.

눈에 관련하여 사용되는 말이 워낙 많아 일일이 언급할 수 없으나
눈에 밟힌다, 눈은 마음의 창, 눈에 불을 켜다, 눈이 어둡다, 눈이 밝다, 눈물겹다

마음이 눈으로 나타난 기색을 ‘눈치’, 쏘아보는 눈길을 ‘눈총’ 등등
우리말속에 이 처럼 눈에 관한 얘기뿐 아니라, 몸에 관한 말이 엄청 많이 있다는 얘기지요.

"눈꼴이 시다" 할 때 사전 의미 대로만 일까요?
눈꼬리를 줄여서 하면 이 또한 "눈꼴"이 되지 않을까요.
눈꼴이 시다> 눈꼬리가 시다는 소리가 되는 게지요.

화가 나거나 열받으면 눈이 뻘게지고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 도끼눈이 된다는데...
아니꼽아 못 볼 것 같으니 눈꼴이 사납고 , 눈꼴이 시다 하는데....

왜 이런 말을 썼을까?

화가 나면 열이 생기겠지요. 당근 화(火)-불이 나니 열이 나겠지요.
화가 날 때 '속에서 불이 난다', '열불이 난다' 이런 표현도 하지요.
이때 불(火, 화)은 은근히 올라오는 불(군화君火)이 아니라, 순간 올라와 확 퍼지는 불(상화相火)이 되겠지요.

즉 소음군화는 지속적으로 은근히 타는 연탄불 같은 불과 같다면 소양상화는 번갯불처럼 순간 생겼다 사라지는 불이라고나 할까요.  우리가 화가 났을 때 양상도 그러니 상화라 해야겠지요.

물론 화가 쌓이고 쌓여서(울화 鬱火) 울화통이 터지면 모르겠지만 대개 욱 하고 치밀었다 사라지지요.
그래서 화날 때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하고..... ('붉으락'은 熱의 색이요 '푸르락'은 寒의 색이라..... 왕래한열의 양상)이 대목에 소양병의 왕래 한열이 생각나는 거지요.
상한론에서 "소양병" 하면 구고, 인건, 목현, 왕래한열 이런다는데..... 정말, 화나면 냉수 찾고, 입이 쓰고 그러잖아요.

그러니 이 화는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 타고 올라가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요.
우리 몸에서 생긴 火가 (불, 열은 타오르는 것이라) 이 경락을 타고 올라가겠지요.
족소양담경의 한 끝이 눈꼬리니까 담경을 타고 올라서 양측면 머리를 거쳐 눈꼬리에 이르니
자연, 화나고 열받으면 머리가 아프고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겠지요.
그리고 열이 눈에 머무르면서 눈이 빨개지는 것이지요.

눈꼴사납다(눈꼬리가 치켜 올라가니)는 말과 일맥상통하다 하지 않겠나요?

또한 담(膽)이 중정(中正) 지관이니까
잘못된 꼴을 보니 담경에 기운이 전해져서 눈꼬리가 지겨 올라가고 '눈꼴이 사납다, 시다' 할 수밖에 없을래나요?

감정 변화에 의해 우리 몸이 변하는 것을 알 수 있으니.....
감정(七情, 희노우사비공경) 역시 기(氣)인지라 기가 흐르는 통로 경락을 타고 흐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이 만큼 우리말에는 몸에서 일어나는 기운의 변화 또는 몸과 관련된 어떤 현상과 결부되어 표현되는 말이 많다는 것이지요.

'눈꼴이 시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그냥 그렇게 생긴 말일 수 있으나
하필이면 쓰다, 맵다, 달다, 짜다, 달다 등 맛에 관련된 것 중 "시다"일까요.

눈이 간과 연계 되어 있으니 산미(酸味)에 해당하는 '시다'라는 말이 붙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거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가 폐와 연계된 '코가 맵다'로 표현되는 것이라 하겠지요.

우리말속에 자연의 이치를 논하는 오행이 스며들어 있다면 지나친 표현일까요?
암튼 '눈꼴사납거나, 눈꼴 신' 일들이 없어야 배알이 뒤틀리지 않고 속이 편할 텐데.... 요

* 담경락은 양경락으로 기의 유주는 위에서 아래로, 음경락은 아래에서 위로 라네요.
그렇기 때문에 올라간 열이 다시 아래로 내려올 수 있겠지요.

경락에서 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이른바 "기가 막히는" 현상이 생기겠지요.
더욱 기 막힌 일들이 계속해서 많이 생기면 기가 콱 막히고...
그래서 올라가 화(열)가 내려오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으면 화병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눈골 시고 사납고 아니꼽고 더러워서... 퇴 퇴 퇴~~ 하고 풀면 되는데
그렇지 못하면 화가 쌓일 우려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른바 울(鬱)화....
그러니 가끔은 울화통을 터트려야 감정이 소설(疎泄)이 되겠지요.
그래야 간도 편해지는 것이지요.
이것을 이기(理氣)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 족소양담경을 풀 수 있는 대표적 혈자리가 양릉천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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