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에 왜 나물을 먹을까?
우리 고유 풍습이라 그렇다고요. 맞는 말씀이지요.
나름대로 민속학자들이 언급을 하였겠으나, 오랜만에 짱구를 굴려 봅니다.
잔머리를 굴리든 큰머리를 굴리든 굴려 봅니다.
나물은 한마디로 말하면 "풀" 이지요.
그럼 하필 이때 풀을 먹느냐 이런 말이 되지요.
물론 겨우내 풀 구경을 잘 못했지요.
지금이야 한겨울에 딸기를 먹는 세상이지만
그때야 겨울에 싱싱한 야채류나 과일 먹을 생각도 못 했겠지요.
그러니 풀이 있을때 말려둔 풀을 먹는 셈이 되지요.
근데 왜 이 때냐는 거지요.
대개 정원대보름이 입춘 근처나 지난 시기 이지요.
입춘(立春)이 문자 그대로를 보면 봄이 서는 시기.... 즉 봄이 시작되는 날이지요.
본격적으로 봄은 되지 않았으나 봄이 시작한다는 것이지요.
달리 얘기하자면 봄을 맞을 준비하기 위해서 풀(나물)을 먹는다는 의미 인거지요.
동양에서 봄을 목(木)이라 하고 풍(風)이라 하지요.
봄에 바람이 많이 부니가 당근 풍木이라 할 수 있겠지요.
여기서 결정적으로 잔머리를 굴려 봅니다.
풀이 어떤 기후에 잘 견디냐를 생각해 봤어요.
육음(풍,한,서,습,조,열)중에 어떤거에 제일 잘 견디는가....?
물 많고, 건조하고 , 춥고 덥고... 모두 죽는데
오로지 바람에는 강해요.
태풍이 불지라도 잡초가 넘어지지 않으리... 이런 말도 있잖아요.
태풍에 풀이 뽑히는 일 별로 없을거예요, 비 때문에 패여 나가기는 하여도.
그러니 풀은 풍에 강하다 할 수 있겠지요.
그러니 '풍의 계절에 풀을 먹으면 우리 몸도 강해질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지요.
겨울이 풀이 자라지 않으니
가을철 풀기가 있을 때 채취하여 말려 두었다가 필요시에 풀기를 살려 먹는거지요.
또 봄이 되면 풀이 쑥쑥 솟아 올라 오지요.
제일 먼저 숙쑥 올라오니까 그걸 "쑥"이라 했고요.
그러니 풀은 솟아 오르는 봄에 기운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말이 재미 있는 것이
코가 빠졌다느니, 풀이 죽었다느니, 풀기가 없다느니....
이런 말이 있는데 언제 쓰던가요.
기운이 빠져 늘어졌을 때 쓰지요. 기운이 펄펄 나야 하는데...
푸르다, 퍼렇다 거의 비슷하지요.
마찬가지로 '펄펄'이나 '풀풀'이나 그 강도는 다르나 비슷한 의미지요,그렇죠.
즉 풀을 먹었더니 기운이 펄펄 나드라 그래서 풀이라 불렀다 생각할 수 있겠지요.
다시말하자면 풀을 먹으면 기운이 난다 이런 것이지요.
겨우내 움츠리고 쉬다가 봄이 왔으니 기운내서 일해야 하니까
준비하기 위해서 풀을 즉 나물을 먹는 거지요.
옛날에 영양학적으로 분석해서 먹었겠어요, 경험상 먹은 거지요.
그리고 봄이 되어 본격적으로 일할 때는 풀이 푸릇푸릇 쑥쑥 올라 오는거지요.
특히나 나른하기 쉬운 봄에 풀을 먹으라는것이지요..
그게 봄나물이 아니고 뭐겟어요.
대충 이정도 짠머리 굴리면 큰머리 굴린 꼴이 되나요.
경험에 의해서 이렇게 나물을 먹었다 할 수 있겠으나
어쩌면 자연의 이치를 궤뚫고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를거예요.
봄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 봄이 시작되는 즈음에 나물을 먹는다 이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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