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에 실없는 소리 올려 봅니다.
봄이 오면 새싹이 쑥쑥 올라오듯이 기운이 쑥쑥 나야 할텐데....
봄이 오면 산에 들에 풀이 자라 나오듯 우리들도 기운이 풀풀 아니 펄펄 나야하지 않을까요.
하기는 기운이 나니까 봄나들이다 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이겠지만요.
봄이 목(木)이니 올라 오는 기운이라.....봄에 올라오는 풀을 먹으면 기운이 날까요?
이런 생각 함 해봐요......
요즘은 거의 그러지 않지만 '풀 멕이다' 고 하던 소리 들어 보았니요?
옛날 어렸을 적 어머니께서 아버지 와이샤스 목 카라에 '갈분 풀'을 먹여
다리미로 다려 빠빳하게 해서 드린 것을 보았는데....
풀 먹인다고 카라에 너무 많이 먹이면 지나치게 빠빳하면 목이 아프겠지요.
그렇다고 너무 적게 멕이면 먹이나 마나고.....
또 기억에 남는 것은
식은 밥을 면푸대자루(주로 설탕푸대) 넣고 물을 붓고 주무럭 거려 묽은 풀을 써서
여기에 옷을 담가 풀 먹인 후에 말리고 다리미로 다려 입었지요.
그럼 한동안 빠빳하였고 얼마 지나면 "풀이 죽었네" 그러기도 했지요.
활발한 애가 시무룩해서 들어오면 "얘가 왜 이렇게 풀이 죽었지...." 그러잖아요.
즉 "얘가 왜 기가 죽었지" 이런 소리이지요.
그 '풀'이나 '풀기'가 죽었다 할 적의 '풀'이나 말이 같은 것이지요.
풀 먹여 빠빳한 것이나, 기가 살아 빠빳한 것이나 같은 것이죠.
중화의 기운, 풀림 기운을 가진 것이 토(土)라
토의 중화의 기운이 부족하면 기운이 살아 뻐뻣하고 풀풀(펄펄) 기가 살아 있겠지요.
우리 몸의 토에 해당하는 비장의 의미에 낮출 卑을 넣어 脾라 하는 것을 보면
자신을 낮추는데.... 목에 힘주거나 뻐뻣해서는 낮아진게 아니지요.
풀림의 기운, 어울림의 기운 토의 의미를 충분히 알 수 있다 하겠지요.
감초 같은 단 것을 먹으면 토의 풀림의 기운이 많아져
뻐뻣하거나 급박한 것이 풀어져 편해지나요.(작약감초탕, 감초탕)
평소 단 것을 좋아하면 많이 풀어져 부드럽기도 하겠으나 흐물흐물하기도 하려나요.
그래서, 발렌타이데이다, 화이트데이다 해서
남자에게 초코렛을 주면 부드러워져 잘 넘어 오려나...요?
그리고 잘 넘어 오라고 여자에게 사탕을 주는 것인가....요?
풀 얘기 하려다 다른 풀 얘기로 빠졌네요.
풀(paste) 먹이면 빠빳하게 기가 살아 나는데, 그럼 풀(grass) 먹이면 기가 살아 날까요?
우리나라는 옛부터 야채(풀)을 물에 슬쩍 삶아 숨을 죽이거나 풀을 죽이거나 하는데
그 야채류가 가지고 있는 기운을 슬쩍 죽여 기가 지나치지 않게 한다는 얘기지요.
이 얘기는 풀(grass)이 기운이 넘치니까 살짝 죽여 먹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게 숨이나 풀 죽인다고 해서 지나치게 죽이면 '풀이 죽어- 기가 죽어' 버리겠지요.
흔한 말로 '맛이 간' 것이지요. 실제로 너무 데치거나 삶으면 맛이 없어 지잖아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절함이 필요 한 것입니다.
양기가 넘치는 애들은 대개 풀(야채)보다는 고기를 좋아 하지요.
아이들은 양이라 음인 육류를 좋아하고 채소(특히 파, 마늘) 이런 것은 잘 안 먹잖아요?
구태여 구분하자면 풀은 양(陽)에 해당하여 기를 올려 준다 할 수 있지요.
산야초(들풀) 백여가지를 모아 발효 시켜 먹으면 기운이 좋아진다 하지 않던가요?
(과장하여 만병통치약으로로 둔갑하기도 하니까 탈이지만요)
영양학적으로 보아 풀 같은 야채류에 비타민, 미네랄 등이 많이 있어
이를 먹을 경우 대사가 를 촉진되니까 기(氣)가 살아 난다고 볼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면 풀을 먹이면 기가 살아 난다고 하는 소리가 맞는 것인가요?
(사전)
풀1 [명사] 주로, 전분질로 만드는 접착제의 한 가지. 물건을 붙이거나 피륙에 먹여 빳빳하게 하는 데 쓰임.
풀2 [명사] <풀기>의 준말.
풀풀[부사]
2.기운차게 날거나 뛰는 모양.
¶힘찬 동작으로 풀풀 날고 뛰다.
펄펄[부사]
2.날짐승이나 물고기 따위가 힘차게 날거나 뛰는 모양.
¶펄펄 뛰는 잉어./새가 펄펄 날다.
사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말에
풀을 2개 써서 나온 말로 '풀풀'이나 기운 날 때 하는 소리인 '펄펄'이나 같은 의미가 되지요.
다시 말하자면 풀에는 기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러니까 기운이 '펄펄' 난다 하겠지요.
암튼 이런 '풀'이던 저런 '풀'이던 먹이면 기운이 나려나요?
오늘은 각종 봄나물 모아 커다란 양푼에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촉촉히 나리는 봄비에 가라앉고 처진 어깨에 기운이 들어 갈까요? ㅎ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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