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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쓴 글

눈꼴이 시고 사나운 일이

by 자연처럼 2007. 4. 13.

우리말에 "눈꼴이 시다" 라는 소리가 있지요, 아니꼽다는 의미겠지요.
눈을 얕잡아 이르면 ‘눈꼴’이 되는데 ‘눈꼴’은 시거나 사납다고 말하지요.
사전에 나오는 내용을 보아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왜 하필 시다고 했을까?
갑자기 의문이 생기니 쓸데없지만 생각 해 보는 수 밖에....


눈-꼴

<명사> ① 눈의 생김새. 또는 눈과 같은 모양.
② 무엇을 부정하는 뜻으로 볼 때의 눈.
③ (경남) →눈초리.
눈꼴 사납다 ① 보는 눈의 기운이 사납다. ② 보기에 몹시 거슬리거나 아니꼽다
눈꼴이 시다 하는 짓이 거슬리어 보기에 아니꼽다.
눈꼴이 틀리다 불쾌감이 날 정도로 보기가 싫어지다.

시다

<형용사> ① 맛이 먹는 초의 맛과 같다. ¶ 김치가 ~. 신 포도.
② 뼈마디나 이촉이 거북하게 저리다. ¶ 팔목이 ~. 어금니가 ~.
③ 하는 짓이 눈에 벗어나 못마땅하다. <참고> 눈꼴이 시다.
④ 센 빛을 받아 눈이 부시어 슴벅슴벅 찔리는 듯하다. ¶ 하늘을 쳐다볼 수 없을 만큼 기운이 없고 눈이 시었다. 

눈에 관련하여 사용 되는 말이 워낙 많아 일일히 언급할 수 없으나
눈에 밟힌다, 눈은 마음의 창, 눈에 불을 키다, 눈이 어둡다, 눈이 밝다, 눈물겹다
마음이 눈으로 나타난 기색을 ‘눈치’, 쏘아보는 눈길을 ‘눈총’ 등등 

우리 말속에 이 처럼 눈에 관한 얘기 뿐 아니라 몸에 관한 말이 엄청 많이 있다는 얘기지요. 

"눈꼴이 시다" 할 때 사전 의미 대로만 일까요?
눈꼬리를 줄여서 하면 이 또한 "눈꼴"이 되지 않을까요.
이러면 눈꼬리가 시다는 소리가 되는 게지요.

화가 나거나 열 받으면 눈이 뻘게지고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 도끼 눈이 된다는데...
아니꼽아 못 볼것 같으니 눈꼴이 사납고 , 눈꼴이 시다 하는데....

왜 이런 말을 썼을까?
어원을 찾을 길은 없으나 심심하니까 삼삼해지려면 잔머리라도 굴려 보는 수 밖에요.

화가 나면 열이 생기겠지요. 당근 화(火)-불이 나니 열이 나겠지요.
화가 날때 '속에서 불이 난다', '열불이 난다'  이런 표현도 하지요.
이때 불은 은근히 올라오는 불(군화君火)이 아니라, 순간 올라와 확 퍼지는 불(상화相火)가 되겠지요.

즉 소음군화는 지속적으로 은근히 타는 연탄불 같은 불과 같다면
소양상화는 번개불 처럼 순간 생겼다 사라지는 불이라고나 할까요 
우리가 화가 났을때 양상도 그러니 상화라 해야겠지요. 


물론 화가 쌓이고 쌓여서(울화 鬱火)  울화통이 터지면 모르겠지만 대개 욱 하고 치밀었다 사라지지요. 
또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하고.....

('붉으락'은 熱의 색이요 '푸르락'은 寒의 색이라.....왕래한열의 양상)
"소양병" 하면  구고, 인건, 목현, 왕래한열 이런다는데, 화 내고 나면 냉수 찾고 입이 쓰고 그러잖아요.

그러니 이 화는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 타고 퍼지지 않을까 생각 할 수 있겠지요.
우리 몸에서 생긴 火가 (불, 열은 타오르는 것이라) 이 경락을 타고 올라가겠지요.
족소양담경의 한 끝이 눈꼬리니까 담경을 타고 올라서 양측면 머리를 거쳐 눈꼬리에 이르니
자연, 화 나고 열 받으면 머리가 아프고 눈꼬리가 치켜 올라 가겠지요.
그리고 열이 눈에 머무르면서 눈이 빨게지는 것이지요. 

 

눈꼴 사납다(눈꼬리가 치켜 올라가니)는 말과 일맥상통하다 하지 않겠나요?

담(膽)이 중정(中正)지관이니까
잘못 된 꼴을 보니 '눈꼴이 사납다, 시다' 할 수 밖에 없을래나요?

감정 변화에 의해 우리 몸이 변하는 것을 알 수 있으니.....
감정(七情) 역시 기(氣)인지라 기가 흐르는 통로 경락을 타고 흐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이 만큼 우리 말에는 몸에서 일어나는 기운의 변화 또는 몸과 관련된 어떤 현상과 결부되여 표현 되는 말이 많다는 것이지요.

'눈꼴이 시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그냥 그렇게 생긴 말일 수 있으나
구태여 의미를 찾고자 짱구를 굴려 몸에 관련시키면....
하필이면 쓰다, 맵다, 달다, 짜다, 달다 등 맛에 관련 된 것중 "시다" 일까요.

눈이 간과 연계 되어 있으니 산미(酸味)에 해당하는 '시다'라는 말이 붙지 않았나 하는 것이지요.
그와 같은 경우가 폐와 연계 된 '코가 맵다'로 표현되는 것이라 하겠지요.

우리 말속에 자연의 이치를 논하는 오행이 스며들어 있다면 지나친 표현일까요?
암튼 '눈꼴 사납거니 눈꼴 신' 일들이 없어야 배알이 뒤틀리지 않고 속이 편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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